★한이네 동네 시장 이야기(강전희 지음/진선아이)= 주인공 어린이 한이가 엄마와 함께 동네 재래시장에 가서 보고 들은 것을 따뜻한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주인공의 동선에 따라 시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원경에서부터 갖가지 물건들이 자세하게 나열된 근경까지 다양한 시장 풍경을 그려 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변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비교할 수 있다.

★아빠는 뻥쟁이(다케우치 쓰가 글·그림, 임정은 옮김/학고재)= 잠이 안 오는 아들을 위해 서툰 솜씨로 즉석에서 멋진 이야기 한 편을 지어내는 아빠의 고군분투 과정을 그린 그림책. 오래전에 만들었다고 큰소리치지만 사실은 급하게 만들어 낸 이야기를 하면서 아들의 반응을 살피는 아빠의 마음이 정겹다. 저자는 물감을 쏟아부은 듯 과감하고 박력 넘치는 그림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림책 작가.

★오리 부부의 숨바꼭질(노경수 글, 김유대 그림/뜨인돌어린이)= 오리 부부가 고난을 헤치며 알을 품는 과정을 통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사랑을 흠뻑 느끼게 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엄마 배 속에 찾아든 순간부터 엄마 아빠도 오리 부부처럼 용기를 갖고 더 행복해졌을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김유대의 그림은 캐릭터의 행동이나 표정을 하나하나 세세히 잡아내 생생하고 활기찬 느낌을 준다.

★소금꽃이 피었어요(박상용 글, 김천일 그림/보림)= 염전(鹽田), 즉 소금밭에서 일하는 과정을 세밀한 그림과 함께 담았다. 저수지에 한가득 받아 놓은 염도 3도의 바닷물을 증발지에서 햇볕과 바람의 도움으로 염도 25도로 높이고 이를 다시 결정지에 안쳐 소금을 내는 염부의 고된 일과를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보여 준다.

★염소 팔지 마세요(이주용 글·그림/사계절)= 소녀가 아기 염소와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과 순수한 동심을 보여 주는 그림책. 사람과 동물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시골 생활이 잘 나타나 있다. 꼼꼼하게 색칠된 그림을 보면 눈이 부신다. 마치 책 속에서 햇살이 쏟아져 나오는 듯하다. 색연필로 표현한 질감도 뛰어나다.

★조한알 할아버지(장미라 글, 곽성화 그림/웅진주니어)=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든 생명운동가 장일순의 생애 중 중요한 일화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인물 그림책. 장미라 작가 특유의 단단한 문장으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풀었다. 그림작가 곽성화는 장일순을 초록색의 이미지로 표현, 한 포기 풀과 한 줌의 흙에서 우주를 본 그의 생각과 삶을 표현했다.

★커다란 새(이지선 글·그림/한솔수북)= 저자의 두 번째 그림책. 소중한 무언가를 떠나보낼 줄 아는 용기와, 그 후 찾아온 외로움을 견디는 모습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즐거움을 알려 준다. 저자의 그림 세계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독특하다. 푸른 빛깔이 이야기를 끌어가는가 싶은데, 난데없이 검정과 빨강이 나타나 더 낯선 세상을 만드는 게 매력이다.

★바다로 간 캥거루와 바다사자(노르베르트 라베 지음, 정성원 옮김/별천지)= 동물 친구들끼리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서로 도우며 역경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우정의 소중함을 알려 준다. 캥거루는 친구 바다사자를 위해 파파라치 서커스단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위험을 무릅쓰고 친구와 같이 길을 떠난다.

★할머니는 왕 스피커(장지혜 글, 경하 그림/주니어김영사)= 무슨 일이든 스피커에 대고 떠들 듯이 동네 사람들에게 말해 버리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 때문에 늘 화가 나 있는 손녀 윤서의 유쾌한 소동을 그렸다. 할머니는 말의 소중함을 알기는커녕 여기저기 소문을 퍼트리고 하나뿐인 손녀의 비밀도 가벼이 여긴다. 그런 할머니는 결국 말실수 때문에 동네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게 된다.

★쓰레기 줍는 아이들(기타 울프 글·오리지트 센 그림, 윤미성 옮김/거인)= 부제는 ‘인도 어린이 노동자의 인권이야기.’ 11세 소년 벨루는 아버지의 학대에 가출을 해서 대도시에 왔다. 벨루는 이곳에서 만난 당찬 넝마주이 자야와 쓰레기를 줍게 된다. 하지만 도시의 거리 생활은 어린 벨루에게 힘겹고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