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중도입국 다문화 자녀 2명 중 1명은 ‘탈학교’ 상태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국의 제도 교육을 받지 못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언어적 장벽 때문에 학교는 물론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12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학령기 중도입국 다문화 자녀는 총 4849명이다. 중도입국 자녀는 재혼한 외국여성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 데려온 외국 태생 자녀를 말한다. 이 중 정규 학교에 다니는 이들은 초등학생 805명, 중학생 647명, 고등학생 1080명 등 2532명(52.2%)이다. 중도입국 다문화 청소년 2명 중 1명만 정규 교육을 받는 셈이다.

중도입국 자녀를 포함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학생은 총 3만1788명(2010년 4월 기준)으로 초등학생 2만471명, 중학생 5260명, 고등학생 1827명이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 학생 중에서도 중도입국 자녀들의 학교 부적응이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외국에서 태어나 뒤늦게 한국에 들어왔기 때문에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고, 출신국과 한국의 학교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규 학교에 다니지 않거나 다니더라도 중도에 그만두는 청소년이 많은 이유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0년 이주아동 교육권 실태조사’에서도 이런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권위가 설문조사한 이주아동 186명 중 181명이 몽골과 중국 등 외국에서 태어난 중도입국 자녀로 11세(10.6%), 13세(9.4%), 15세(9.4%) 등 10세 이후 입국한 경우가 69.4%였다. 조사대상의 56.5%는 공교육, 22.0%가 대안교육을 받고 있었고, 21.5%는 현재 어떤 형태의 교육기관에도 소속되지 않은 상태였다.

조사대상의 61.4%는 ‘학교에 입학할 때 자신의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고, 40.1%가 ‘학교를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었)다’고 답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따라가기 힘든 학교 공부(36.1%)’, ‘비자 없는 외국인 단속(30.2%)’, ‘본국의 학교와 다른 한국의 학교문화(28.6%)’ 등으로 나타났다. ‘나이 어린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는 것(27.8%)’이나 ‘한국학생들이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 것(26.7%)’도 중도입국 자녀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였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