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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플레이션(중국발 물가 상승) 우려와 국제곡물가격 상승 등 외국발 물가악재로 하반기(7∼12월)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기로 한 정부의 경제운용방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중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경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경제 성장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5.4%를 기록했다. 또 상반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7.0%나 돼 하반기에도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씨티그룹과 도이체방크, UBS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5.0%로 보고 있다. 중국 물가 상승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입액 243억달러 중 중국산은 15.3%에 달하는 37억달러다. 이러한 의존도 때문에 중국 물가 상승은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물가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는 0.06%포인트 상승한다. 국제유가가 1%포인트 상승할 때 국내 소비자물가가 0.02%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물가의 영향력은 매우 큰 편이다.

중국이 12차 5개년(2011∼2015년) 개발계획에서 근로자 최저임금을 연평균 13% 이상 올리기로 한 점과 상반기에 449억30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거둔 것도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뭄과 홍수 등으로 세계 식량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 역시 국내 물가 관리에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의 홍수와 유럽지역 가뭄으로 주요 농작물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높다. 영국 정부는 가뭄으로 밀, 보리 등 주요 곡물 수확량이 전년 대비 최대 2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내 최대 밀 생산국인 프랑스도 가뭄으로 밀 생산량이 전년(3560만t)보다 줄어든 310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세계 각국이 식량 수입에만 역대 최대이자 지난해보다 21% 많은 1조2900억달러를 사용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중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경제를 가속화하면서 국내 경제에 또 다른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총수출액 4489억달러(2010년) 가운데 대중국 수출은 25.0%인 1122억달러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올 들어 기준금리를 3번이나 올리며 긴축경제를 강화하고 있다. 신병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물가 안정만을 보고 강한 긴축을 이어갈 경우 중국 경제가 자칫 경착륙할 수 있다”면서 “이미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가 1분기 9.7%보다 크게 하락한 9.3%로 예상되는 등 긴축의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