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에 대한 예방·홍보·교육·상담 등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예산지원이 시급합니다.”

조현섭(여·50·사진) 국무총리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중독예방치유센터장은 2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박 중독자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이들을 치유할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센터장은 “도박에 중독되면 부부싸움과 실직, 가정폭력, 자살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한다”며 “도박중독자는 평생에 걸쳐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정부와 일반 국민들은 도박 중독성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도박중독은 개인의 의지로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의 도움과 상담, 치유활동 등 다방면에 걸쳐 집중적인 상담·치료·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성인이 도박중독에 걸리는 비율인 유병률이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인구의 6.1%(230만명)로 선진국의 2~3%에 비해 2~3배나 높다”며 “도박 중독자뿐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도박 예방 홍보 및 도박의 폐해·부작용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박중독자를 전문적으로 교육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과정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게 조 센터장의 지적이다. 조 센터장은 “외국에서는 사행사업체에서 순매출액 대비 1~2%를 도박중독 예방치유 사업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기준으로 사행산업 총 매출액이 16조5000억원에 이르지만 부담금은 고작 23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박 중독으로 인해 사회적 손실이 더 발생하기 전에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 등이 나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고광일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