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공성진 두 전 의원의 소환조사로 삼화·보해저축은행의 불법 경영과 로비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바짝 다가서는 모양새다.

특히 검찰은 2000억원대 불법대출을 해준 혐의로 박종한 전 보해저축은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관련 수사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에 발맞추듯 부산저축은행 불법경영과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역시 김광수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구속 기소하고 나섰다.

삼화저축은행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임종석 전 의원의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보해저축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특수부(김호경 부장검사)는 24일 2000억원대 불법대출을 해준 혐의로 박 전 보해저축은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행장은 지난 2008년 8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보해저축은행장으로 있으면서 2400억원대 불법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행장이 자신에게 쏠린 혐의의 상당 부분이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이미 구속된 오문철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적지 않아 대질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검찰에서 “금융감독원 직원 정모(금감원 부국장 검사역)씨를 지난 2008년 박 전 은행장의 소개로 만난 이후 뇌물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불법대출 및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정씨는 보해저축은행 검사 무마를 대가로 그랜저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인물이기도 하다. 정씨는 2010년 3월30일부터 보해저축은행의 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현재 검찰은 박 전 행장의 연루 부분 역시 적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검찰은 지난 5월 구속기소된 브로커 박모씨로부터 “박 전 은행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옥매리조트 관련 61억원을 포함해 모두 170억여원의 불법 대출을 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브로커 및 금감원 직원에 대한 로비 등이 사실상 박 전 은행장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일훈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