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용등급 ‘CCC’로 강등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13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3단계 하향 조정하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그리스의 CCC등급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S&P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인 D보다 불과 3단계 높은 것이다.

그리스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 2일 무디스가 기존 B1에서 Caa1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지 약 10일 만이다.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S&P는 성명에서 “유럽연합(EU) 당국자들이 실행하려는 그리스 채무구조조정이 민간 채권단의 분담을 강요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견해로는 이것이 리파이낸싱(채권차환)에 비해 (시장에) 덜 우호적이며 ‘사실상의 디폴트’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채무구조조정이) 강행되면 그리스의 등급은 ‘선별적인 디폴트’로 낮춰질 것”이라면서 D등급으로의 강등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S&P는 이와 함께 그리스를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향후 12~18개월에 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앞서 무디스도 그리스 Caa1등급에 대해 “5년 내 디폴트에 빠질 확률이 약 50%”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독일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을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간 채권단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관철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리스가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리먼 사태를 정확하게 예견해 ‘닥터둠’으로 불리고 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EU가 그리스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를 나타내면서, 결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붕괴를 향해 치닫고 있다”면서 “따라서 유일한 대안은 유로 사용을 포기하고 예전의 통화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무구조조정 혹은 ‘리프로파일링’(일종의 상환 연장)이 그리스 등 역내 채무 위기국 사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유로존의 경제력 집중에는 별반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실현되지 않으면 역내 군소국 경제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13일 런던 스쿨 오브 이코노믹스(LSE) 특강에서 유로권 경제가 미국 주들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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