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저축은행 비리 사건과 관련해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소환한 데 이어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김장호 금감원 부원장보 등 금융당국의 전·현직 최고위급 간부들을 줄줄이 소환키로 함에 따라 저축은행 관련 정책 결정 과정까지 수사 대상이 되는 게 아닌가 하고 금융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광수 원장은 지난 2008년 3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저축은행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금융위는 2008년 11월 부산저축은행의 전주·대전저축은행의 인수 승인을 해줬다. 이와 함께 2008년 9월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그 부실저축은행들이 영업구역 이외의 지역에 지점을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김 원장의 금품 수수 여부와는 관계없이 당시 금융당국 입장에선 부실화한 전주·대전저축은행 처리 문제가 큰 현안 중 하나였다. 이때 부산저축은행이 인수 의향을 보였을 때 이를 환영했던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더욱이 당시 부산저축은행은 BIS 비율, 연체율 등 각종 지표면에서 우량 저축은행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 역시 결과적으로 부산저축은행에 혜택을 준 건 맞지만 비슷한 시기에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중부저축은행(현재 현대스위스3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똑같은 혜택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부산저축은행만을 위한 조치였다고 보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2의 ‘변양호 신드롬’이 빚어져 관료들의 정책결정 행위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