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대여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일각에서는 로비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민주당이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 선제적인 공세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사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여 공세를 시작했다. 박지원 진상조사위원장은 3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황식 국무총리,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저축은행 사태 3인방과 국세청, 금융감독원, 감사원 등 3대 기관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청와대 연루설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우제창 의원은 “대통령이 모든 것을 알고도 덮었다는 의혹이 있다”며 “들어오는 제보를 정리해서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숙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해 4월 감사원이 저축은행 감사를 끝내고 5월4일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다”며 “최종적인 감사 종료가 6월말인데 저축은행에 일부러 시간을 벌어준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이춘석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저축은행 감사 당시 김황식 감사원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면 청와대 관계자거나 대통령 최측근”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도 “정 수석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명확한 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또한 축소 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도 압박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 의원의 로비 연루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모습은 야당 의원들이 저축은행 로비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민주당 주요 인사들에 대해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 박 의원은 “청와대가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비겁하게 공격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제기한 주요한 의혹에 대해서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일부 말실수를 가지고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