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저축은행 로비의 ‘몸통’으로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을 지목하며 공세를 강화하자 청와대가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31일 민주당 의원의 청와대 로비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청와대의 이 같은 ‘강경 대응’ 방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는 저축은행 로비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결백하다”는 자신감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5월 감사원으로부터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전수조사와 함께 철저한 대응을 지시한 이후 어떤 로비도 통할 수 없는 구조였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실제 청와대에서 저축은행 구조조정 사태를 지휘한 경제수석실은 모 저축은행의 선처를 부탁한 민주당 의원의 민원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를 거론하며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경제수석실 고위 관계자가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관해서는 ‘일관되고 강하게 처리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고, 이를 금융당국에도 전달했다”고 언급한 부분도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각종 로비를 차단하는 방패 역할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한발 나아가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강조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말하면 저축은행 문제에 있어 개혁의 중심에서 개혁의 주체가 되는 것이 청와대”라며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이 대통령이 시종일관 강력한 의지를 밝혔고, 금융 당국을 독려한 것도 청와대”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저축은행 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목한 청와대 고위 인사들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정치적 공세’로 규정하면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이 박모 변호사를 통해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권재진 민정수석은 “청탁을 받고 나서 ‘그런 소리하지 마라’며 바로 끊었다”며 로비 의혹을 일축했다. 또 민주당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이 밀접한 관계”라고 주장한 데 대해 정 수석은 “밀접하고 친하다는 기준이 뭐냐”며 “사외이사를 지낸 것만으로 그렇다는 것인지, 아니면 무슨 청탁이라도 받았다는 것인지 증거를 대고 얘기하라”고 말했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