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에게 부산저축은행 계열사에 대한 검사 강도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진술이 나온 가운데 이는 지난해초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의 저축은행 표본검사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부산·파랑새·서울·창업(현 스마트)·신라저축은행 등 총 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감사원의 지시를 받은 예금보험공사가 금감원에 공동 검사 요청을 했고 금감원이 이를 받아들여 표본검사를 한 것이다. 부산저축은행을 포함해 5개 저축은행을 선정한 것은 감사원이었다. 감사원은 이들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과다하거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의 왜곡이 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 감사원에 이들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 결과를 제출했다. 당시 감사원은 금감원 검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이 파랑새·서울·창업·신라저축은행의 부실 수준을 실제보다 지나치게 관대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금감원에 통보했다. 이들 4개 저축은행의 실제 부실이 금감원이 파악하고 있는 부실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이며 그 원인으로는 저축은행에서 자산건전성을 왜곡 보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부실검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은 2008년 11월 대전저축은행과 전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금감원으로부터 영업구역 외 지점 설치 등의 특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유독 부산저축은행에만 특혜를 주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직후 감독 부실을 이유로 김준현 저축은행서비스국장 등 금감원 직원 4명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 전 감사위원이 김 전 금감원장에게 부산저축은행 관련 청탁을 했다면 금감원과 예보가 공동검사를 나간 시점에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