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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줄 수 있을지 노심초사했는데 이제 그 꽃을 피우게 됐습니다.” 안택수(67) 신용보증기금(신보) 이사장은 3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신보 집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큰 역할을 했던 신보가 이제는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을 갖춘 활기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는 6월1일에 설립 35주년을, 안 이사장은 7월에 취임 3년을 맞는다. 3선(15∼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정치인 출신이 와도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뛰어왔다”고 말했다.

신보의 최근 성과 중 하나는 ‘중소기업 온라인 대출장터’이다. 신보 홈페이지 대출장터 메뉴에서 기업이 보증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이 조건에 맞는 금리 조건을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는 “중소기업은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은행도 영업비용을 들이지 않고 좋은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서 “신보는 부실률이 떨어지니 3자가 윈윈(win-win)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온라인 대출장터에는 15개 은행, 전국 은행 지점 수의 45%인 3545개 지점이 등록했다. 온라인 대출장터를 활용해 보증 대출을 받은 기업의 가중 평균 대출 금리는 5.72% 수준. 프로그램 시행 이전인 지난 1월 평균 보증 대출금리가 6.22%였던 것과 견주면 0.5%포인트 인하된 셈이다. 이를 통해 3개월 만에 5094건, 5554억원어치의 대출이 이뤄졌다. 지난 1월에는 보험 보장 기능과 대출 담보기능을 갖춘 결합상품인 ‘일석e조보험’도 출시했다.

안 이사장은 “기업인을 위한 제도, 상품이 개발돼 인기리에 시행되고 있다는 점이 정말 보람있다”며 “취임 초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신보가 큰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진정 중소기업을 위한 상품을 개발해 그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 때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적극 지원하면서 경제회복 시기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은 신보는 앞으로는 보증구조의 질적 개선도 추진하는 등 내실을 기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7∼12월)에 ‘한계기업 퇴출 시스템’을 도입해 부실기업에 대한 무리한 보증을 막기로 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대신 기업의 신용도가 낮아도 미래성장 가능성을 반영하기 위해 ‘기업가치평가시스템’을 도입했다.

안 이사장은 “취임 초부터 ‘공심(公心)경영’에 무엇보다 무게를 둬 왔다”면서 “그 결과, 이제 ‘되는 것은 되는 것,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는 보증 질서가 확립됐다”고 활짝 웃었다.

박세영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