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아빠 강한 딸(메그 미커 지음, 황혜정 옮김/부엔리브로) = “아버지 한 사람이 교장 100명보다 낫다.” 17세기 영국 신학자이자 시인인 조지 허버트의 말은 아이의 삶에서 아버지라는 존재가 주는 교육적 효과가 얼마나 큰지 웅변한다. 이 책의 저자도 자녀, 특히 딸에게 미치는 아버지의 영향이 누구보다도 크다는 것을 강조한다. ‘매일 아빠는 따뜻한 손길로 딸의 삶을 깨워 판 위에 떨어뜨려 놓고 반죽한다. 매일매일 아빠가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딸의 삶이 바뀐다.’

이 책은 10대 소녀의 신경증을 치료하며 20여년간 자녀교육 상담가로 활동해 온 저자가 딸을 가진 아빠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지침서다. 부제는 ‘사춘기에도 행복한 내 딸 아빠가 키우자’. 저자는 아버지의 전폭적인 신뢰와 보호를 받았던 자신의 10대 시절을 되돌아보며, 아이에 대한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딸바보’야말로 딸의 ‘영웅’이 될 수 있다고 확언한다.

책의 1부는 ‘딸의 마음에 사랑을 피워라’는 제목 아래 여자아이의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사춘기의 반항은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히 까닭이 있으니 인내력을 갖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 과잉보호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애정을 기울이고, 딸이 잘못된 길로 갔을 때는 잔소리를 통해 바른길로 이끌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2부 ‘딸의 마음에 지혜를 심어라’는 겸손, 현실감각, 투쟁 의지, 신앙심, 친밀감을 본보기로 가르쳐 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거식증에 걸린 딸의 치료를 도운 아빠, 새 아내와 딸 사이에서 현명하게 조정자 역할을 한 아빠 등의 사례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대중매체의 선정성이 두드러진 미국의 상황을 반영해서인지 저자가 강조하는 아빠의 역할은 다소 보수적인 느낌이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딸을 위협하는 세상의 위험한 요소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딸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더라도 초인적으로 인내하며 끝까지 믿어 주는 아빠가 돼야 한다는 말은 큰 울림을 준다.

★내 친구 쫄리 신부님 1(신명환 글·그림/생활성서사) = 부제는 ‘이태석 신부님의 아프리카 사랑 이야기’.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며 아프리카 사람들의 진정한 친구가 됐던 고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렸다. 이 신부가 생전에 집필한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와 가족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꾸며졌다. 톤즈에서의 에피소드와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란히 전개되는 형식이다.

이 신부가 아프리카 오지까지 가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부터 영향을 준 신앙적·인간적 계기가 있었음을 알려 준다. 추천사를 쓴 남상현 신부는 “어린이들의 마음 밭에 변치 않을 꿈 하나 심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생명이 색색 숨 쉬는 알 이야기(마릴린 싱어 글·에마 스티븐슨 그림, 이지윤 옮김, 권오길 감수/톡) = ‘알은 아기의 첫 번째 보금자리야./ 알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배와 같아./ 알은 창문 없는 방과 같아./ 그리고 알은 언젠가는 꼭 깨뜨려야 할 벽이기도 해.’ 이와 같은 시로 시작해 알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 주는 어린이 과학 그림책이다. 양서류와 파충류, 조류, 그리고 바늘두더지와 오리너구리 같은 포유동물이 어떻게 알을 낳고 보호하는지를 그림과 함께 상세히 알려 준다. 형형색색의 알이 지닌 특징을 주변 환경과의 연관성과 함께 가르쳐 준다. 컬러 대판 크기의 책은 본문을 담고 있는 종이가 고급 재질(랑데부)인 데다가 미색 배경을 하고 있어 환하고 포근한 느낌을 안긴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