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프로젝트.’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을 준비하는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전략이다. 10개 종목에서 10명의 결선진출자를 배출하겠다는 것. 육상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기 힘든 ‘육상 약소국’ 대한민국의 현실적인 목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오는 8월 열릴 세계선수권의 ‘전초전’성격의 2011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결과를 보면 더욱 그렇다.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한국선수는 총 29명(16종목)이 참가했다. 이중 2009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준으로 결선진출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단 한 명뿐이다.

남자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이 16m99를 기록, 2009대회 때의 결선 커트라인 16m96을 넘어섰다. 턱걸이다. 당시 결선에 진출한 선수 7명 중 꼴찌에 해당한다. 이 정도 기록으로는 결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김덕현이 그럴진대 나머지는 참담하다. 김덕현과 함께 유력한 결선진출 후보로 꼽히는 남자 창던지기의 박재명(30·대구광역시청)은 이번 대회에서 78m의 기록으로 4위에 그쳤다. 2009 베를린 대회 결선진출 기록(79m48)에도 못 미친다. 2004년 개인최고기록(83m99)을 낸 후 기록이 오히려 뒷걸음질이어서 고민이 크다.

한국이 전략종목으로 육성한 여자 장대높이뛰기는 생각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때 ‘장대소녀’로 불리며 놀라운 기록단축을 하던 임은지(22·구미시청)는 부상과 약물검출로 2011 대구대회에 나설 수 없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유일한 희망 최윤희(25·SH공사)는 4m20대에서 기록이 멈춰 있다.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을 위해선 4m50대로 기록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제다.

단거리의 부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남자 100m 우승자인 여호수아(24·인천광역시청)는 이번 대회에서 10초50의 성적을 보였다.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기록과는 시간상으로 약 0.5초의 격차다. 거리로는 5∼6m 차이다. 여자 100m 기대주 이선애(17·대구체고)도 자신의 최고기록(11초76)에 뒤떨어지는 12초26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대구=이화종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