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는 정부의 만5세 공통교육과정 도입 및 무상교육 실시 방침을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과잉복지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교육비를 지원한다는 이번 계획이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선심성 아니냐는 비판이다.

또 일률적인 교육과정을 강제하면 유아교육의 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로 정책 부서가 이원화된 상황에서 그 실효성을 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일 보육 전문가와 일선 교육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어린이집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와 유치원을 담당하는 교육부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봉주(사회복지학) 서울대 교수는 “교과부와 복지부의 조정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육 전문가들은 공통 교육과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하나로 모아졌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기획조정연구실장은 “교육 내용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방침이 발표됐으니 후속작업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숙(아동복지학) 숙명여대 교수는 “통상 교육과정을 마련하려면 1∼2년은 걸린다”면서 “공통 교육과정으로 연계성을 강조하는 과정을 마련하는데 오는 7월까지라는 시한은 조금 빠듯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계획이 일률적인 교육과정을 유아 교육기관에 강요함으로써 유아교육의 다양성을 억압할 수 있으며, 교육현장의 일부 진보 교육감들이 내세운 전면 무상급식정책과 마찬가지로 과잉복지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 강남권의 한 영어유치원 관계자는 “고소득층에게도 유치원비를 지원하는 것은 과잉복지로 볼 수 있다”며 “정말 도움이 필요한 경제적 취약 계층에게 무상 교육을 확대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