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의 외롭고 지친 삶을 뒤로하고 이제야 조금씩 희망의 빛이 보입니다!”

대학 재학 시절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원유정(여·35)씨는 20일 “요즘 세상과 조금씩 소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원씨는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뒤 10여년간 세상과 인연을 끊은 채 살아왔다. ‘세상 밖으로 나가면 타인과 소통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너무 컸다’고 한다.

원씨가 포기했던 직장인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된 것은 지인을 통해 재택근무 상담사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부터. 직장을 잡기 위해 면접에 갈 때마다 면접관의 질문에 답변은 못한 채 눈물만 흘리기 일쑤였던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KT그룹의 계열사인 ktcs의 ‘올레(olleh) 무선상품 고객센터’에서 상담사로 근무하면서 삶과 일, 소통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깨치게 됐다.

“일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것의 의미를 조금 알게 됐습니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집에만 있을 때는 무기력해지는 느낌이었는데,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삶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KT의 무선상품에 대한 고객 상담을 하고 있는 원씨는 지난 3월 입사 6개월 만에 팀 내 업무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상당업무에 필요한 업무 지식 평가에서는 거의 대부분 100점 만점을 받을 만큼 탁월한 재능을 보여 프로 상담사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원씨는 “장애와 병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재능’이라는 글귀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며 “이제는 외출에 대한 공포에서도 벗어났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