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수습하고 있는 도쿄전력이 1∼3호기의 터빈 건물에서 발견된 오염수 제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현재 오염수 제거에 투입된 419명의 작업원들은 6개의 가설펌프를 동원해 오염수를 저장 탱크로 옮겨 넣고 있다. 오염수 제거는 원전 정상화의 첫 단추인 전원 연결에 앞서 해결돼야 하는 작업이다.

지난 24일 가장 먼저 작업을 시작한 1호기의 터빈 건물에서는 원자로 노심을 냉각시키는 ‘잔류열 제거계’ 등의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는 설비실의 오염수 제거가 이뤄지고 있다. 하루 18t씩 뽑아낸 물은 5일간 1300t이 넘는 양이다.

그러나 작업 이후에도 최대수심이 40㎝인 건물 내부 오염수의 양은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다. 도쿄전력 측은 원자로 냉각을 위해 주입하고 있는 물이 터빈 건물로 새어 나오고 있거나, 터빈 건물 외부의 작업용 터널에 고인 물이 흘러 들어오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NHK는 “물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오염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2, 3호기에서는 오염수를 옮겨 담을 저장 공간 확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당초 오염수를 ‘복수기(復水器·수증기를 식혀 물로 만드는 장치)’에 보관하려 했으나 복수기가 꽉 찬 상태여서 일단 복수기의 물을 저장탱크로 옮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복수기의 물은 저장탱크에 보관됐다가 다시 압력억제실용 저수탱크로 옮겨진다. 현재 총 용량이 6800t인 2호기 저수탱크에는 약 4000t의 공간이 확보돼 있다.

오염수 제거에 성공하더라도 처리 방법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바다나 토양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고인 물을 특수 처리해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문제가 없을 경우 바다로 방출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높은 오염수가 통상적인 방법으로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