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전문가회의가 29일 오전 경기 문산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개최됐다. 북측의 윤영근 단장 및 수행원 등 13명은 이날 오전 8시38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8시50분 남북출입사무소 1층 입경장으로 들어왔으며 현장에서 대기하던 유인창(경북대 지질학과 교수) 단장 등 남측 대표단 4명과 일일이 악수했다. 남북 대표단은 서로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반갑습니다”는 인사말을 교환하며 악수를 나눴다. 그러나 북측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 임하는 소감이 무엇이냐”는 남측 취재진의 질의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출입사무소 2층 회의장으로 이동, 오전 10시부터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및 현지답사 등 협력사업 추진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남측대표단은 유 단장 외에 김기영(지구물리학) 강원대 교수, 이강근(지구환경과학부) 서울대 교수,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4명으로 구성됐고, 북측대표단은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과 장성렵, 주광일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는 비록 민간차원의 대화라 하더라도 지난 2월초 남북군사실무회담 결렬 후 처음으로 남북이 마주앉은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외 화산 전문가들은 백두산은 현재 사(死)화산이 아닌 활(活)화산에 가까워 언제든 화산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윤성효(지구과학교육) 부산대 교수는 지난 5일 국회 환경포럼에서 백두산의 이산화황(SO₂) 분출증거를 제시하고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백두산 화산이 지금도 분화(폭발)의 전조현상을 보이며 예측불허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홍태경(지구시스템과학) 연세대 교수도 중국의 백두산 관련 연구자료를 인용, “백두산 주변의 지진활동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라산(파주) =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