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본 정부가 이르면 21일 중 후쿠시마(福島) 원전 인근지역 식품에 대한 판매금지를 공식발표한다.

에다노 유키오(技野幸男) 일본 관방장관은 “방사선 누출이 이뤄지고 있는 원전 주변 농장에서 생산된 식료품의 유통과 소비를 금지할 것인지 여부를 21일 결정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후생노동성의 식품안전국도 21일 또는 22일쯤 정부가 방사성 물질 오염 식품에 대한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후생성은 후쿠시마현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수돗물을 마시지 말라고 권고했다.

원전사고로 인한 2차 식품오염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방사성 물질오염 전문가 게르하르트 프롤이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야채와 우유의 방사성 물질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상황을 매우 면밀하게 모니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프롤은 “방사성 물질 중 요오드의 경우 장기적 피해 가능성이 적지만 세슘137은 오랫동안 토양에 남아 식물에 흡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부 유럽 전역에 막대한 환경오염 피해를 입혔던 189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와 달리 후쿠시마 원전에 의한 방사성 물질 오염은 ‘지역적(로컬) 차원’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일본산 식품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 상태다. FAO와 세계보건기구(WHO)도 일본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 신선식품은 21일 오전 현재까지 우유, 시금치,파, 쑥갓, 카놀라 등이며 대만에 수출된 누에콩에서도 미량의 요오드 성분이 검출됐다. 수돗물은 후쿠시마현 이타데에서 기준치 3배에 이르는 요오드 965㏃가 검출됐고 도쿄(東京), 도치기(？H木)현, 군마(群馬), 지바(千葉), 가나가와(神奈川), 니가타(新瀉), 이바라키(茨城)현 등에서도 미량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 정부는 아직까지 오염도가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도쿄 등 일본내 대형 슈퍼마켓 등에서는 후쿠시마현 등 원전 인근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에 대한 기피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NHK 등 현지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도쿄 슈퍼마켓에서 이바라키현 시금치가 외면당하고 있으며, 수돗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생수구입이 급증하고 있다.

원전사고로 인한 2차 피해는 일본 농민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도쿄 인근에서 수십년 동안 시금치, 양파, 벼 등을 재배해온 고하타 시즈코란 농민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농작물에 대한) 루머들이 나돌고 있다”면서 “앞날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