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별장에 오세요.”

일본의 대표적인 ‘별장 마을’인 도치기(？H木)현 나스에서 지진 피해자를 위한 임시 피난소로 별장을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1일 전했다. 피해주민들은 수천명이 밀집한 피난소를 벗어나 가족 단위로 생활할 수 있는 별장에 들어와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 마을의 한 별장에서 생활하고 있는 호시노 도시오(72)씨는 지난 13일 부인과 딸, 사위 등 12명의 가족과 함께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福島)에서 탈출했다.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버린 데다 피폭 공포까지 커지면서 피난길에 올랐다고 한다. 호시노씨의 부인 도미코(69)씨는 “무료로 별장을 빌려주실 줄은 몰랐다”며 고마워했다. 도쿄(東京)에 살고 있는 별장 주인 미즈노 아키오(72)씨는 “힘들 때에는 서로 도와야 한다”며 “도움이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마을 피해대책본부에는 피해주민들의 별장 대여와 관련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대책본부는 문화센터, 스포츠센터 등 임시 피난소를 안내하면서 희망자에 한해 별장 대여를 중개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별장마을로 개발되기 시작한 이 지역에는 현재 약 9500개의 별장이 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몬테디오 야마가타는 지진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마사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야마가타(山形)신문에 따르면, 팀 소속 선수들을 관리해 온 트레이너 사토 쓰카사(38)씨는 20일부터 야마가타현 야마가타시의 종합스포츠센터에서 지진 피해자에게 직접 마사지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제안한 사토씨는 “피해주민들은 그냥 앉아계시기만 하면 된다”며 “어깨, 팔, 허리의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야기(宮城)현 오나가와(女川)에서 피난을 온 다카하시 가즈에(28)씨는 “프로선수 트레이너에게 이렇게 마사지 받은 것을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팀을 운영하고 있는 야마가타현 스포츠진흥21세기협회는 피해주민들을 위한 지원을 계속할 방침이다. 협회는 공식 테마송 CD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고, 모금행사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9일 만에 건물 잔해 더미 아래에서 구조된 아베 스미(여·80)씨와 진(16)군의 가족은 “우리들만 행복감을 맛볼 수 있게 돼서 (다른 실종자 가족에게) 죄송하다”며“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스미씨의 아들 아키라(57)씨는 20일 기자회견에서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키라씨는 어머니와 아들을 찾기 위해 마을을 수색했지만 지진해일(쓰나미)에 쓸려간 집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 소식을 들은 것은 20일 오후 5시30분쯤, TV 뉴스를 본 지인의 전화를 받고서였다. 아키라씨는 “포기하지 않은 것은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