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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대응, 오판과 비밀주의 등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태를 최악으로 끌어간 도쿄전력이 오랜만에 웃었다.

21일 교도(共同)통신은 20일 오후 3시46분쯤 원전 2호기에 전력이 연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은 “차례로 복구시켜 나갈 것”이라며 사고 이후 처음으로 밝은 표정을 보였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의 표정은 12일 원전 1호기가 폭발하면서 시작된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현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자위대, 소방대 수백명의 방수작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전력공급이 시작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간싸움’이 시작됐다. 냉각장치를 얼마나 빨리 가동시키느냐에 운명이 달렸기 때문이다.

◆ 냉각장치는 언제 가동되나 = 전기 작업이 가장 빨리 이뤄진 곳은 2호기이다. 2호기는 격납용기가 일부 손상돼 위험하고, 지진해일(쓰나미)에 따른 전기 설비의 손상이 작은데다, 3, 4호기에는 방수 작업이 실시돼 전기 작업이 어렵다는 점 등이 고려돼 제1 대상으로 선택됐다. 2호기는 지난 19일 외부에서 송전선을 끌어오는 데에 성공했고, 현재배전반까지 전력이 도착한 상태이다. 21일 오전 현재 2호기 투입 인력들은 누전 및 기계 손상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이어 미량의 전류를 흘려보내 본 뒤 주제어실(MCR)에 전력을 보내게 된다. MCR가 가동되면 조명이 켜지고, 각종 계측기들이 회복돼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핵심은 비상 노심냉각장치(ECCS) 가동여부이다. 21일 NHK는 도쿄전력 직원들이 펌프 작동을 위한 기계 계통을 확인했지만 부품 교환이 필요해 이 작업을 하는 데에 2, 3일 소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만약 냉각기의 펌프와 모터가 쓰나미의 영향으로 해수를 뒤집어썼다면 이를 교체하는데에도 5~7일이 소요되게 된다. 이에 따라 냉각장치 가동은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만약 2호기에 냉각장치가 가동되면 나머지 1~6호기도 같은 수순으로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원자로 1~3호기의 경우 이미 냉각수 수위가 낮아져 연료봉이 절반 이상 노출된 상태이며 3호기의 경우 20일 한때 격납용기 내 압력이 너무 높아 방사성 물질을 머금은 기체 배출을 고려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5, 6호기의 경우 19일 비상용발전기가 복구돼 냉각시능이 회복한 상태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 사용후 연료풀 냉각은 = 원자로와 함께 심각한 방사성 물질 배출로 문제가 되고 있는 원전 3, 4호기의 사용 후 연료 수조는 19일부터 21일 오전까지 실시된 대규모 방수 작업으로 위험한 고비는 넘었다.

도쿄소방청은 19일 저녁부터 20일 새벽까지 14시간, 또 20일 밤부터 21일 새벽까지 다시 6시간 반 동안 3호기에 방수작업을 실시했다.

한편 자위대는 13대의 소방차를 동원해 4호기에 20일 160t, 21일 새벽에 90t을 방수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