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잇단 폭발로 다량의 방사선 유출에 따른 핵 공포가 중국과 미국 대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 대륙에서는 방사능 치료제인 요오드화칼륨이 포함된 소금사재기로 소금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요오드 정제를 구입하는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소금사재기에는 중국 내 한국 교민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인들이 집중적으로 몰려사는 베이징(北京) 한인촌인 왕징(望京)의 한국산 식품점 내 소금과 미역까지 모두 품절되는 등 방사선 유출에 따른 불안심리가 중국 내 교민사회까지 확산되고 있다.

17일 왕징에 있는 N, O, P, H마트 등 한국산 식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에는 교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비치해 둔 소금을 집중적으로 구입, 하루 만에 한국산 소금이 동이 났다. 이날 소금을 구입하기 위해 N마트를 찾은 가정주부 J씨는 “소금을 섭취하면 방사능 치료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소금을 구입하러 나왔으나 식소금은 물론, 조미료용 소금까지 모두 팔려 품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방사능 치료제’로 소문난 미역도 모두 품절상태이다.

교민들은 또 “바닷물이 오염되기 전 구입하자”며 “아직까지 방사능 오염이 안 됐다”는 이유로 시장에 나온 고등어, 명태, 낙지 등 냉동 생선까지 싹쓸이해가면서 해산물 품귀현상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일본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기둥 형태로 바람을 타고 18일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도달할 것이라는 유엔의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전망에 따라 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요오드 정제를 구입하는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6일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구름대가 일본으로부터 캘리포니아 해안까지 날아올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방사선 치료약인 요오드 정제 구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주민들은 “치료약까지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캘리포니아주 공무원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e베이에서는 평소엔 거의 팔리지 않던 방사선 독성제거제인 칼륨 요오드 정제 주문이 부쩍 늘었으며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베이징 = 한강우 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