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전격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나선 예비역의 당시 계급 재복무제인 이른바 ‘경력 군인’ 제도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군 당국은 숙달된 인력을 확보해 업무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직장에서 확산되는 유연근로제나 기간제 등 개념을 도입해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 부득이한 인력 공백에 따른 업무부담 가중을 막고, 단순 업무인력 확보를 통해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 ‘기간제 군인’ 탄생 = 국방부에 따르면 현행 법규상 임신 중인 군인은 출산 전후로 90일의 출산 휴가를 갈 수 있다. 또 만 6세 이하 자녀 양육 등을 위해 1년 동안 육아 휴직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같은 규정을 근거로 지난해 출산휴가를 간 사람은 모두 454명으로 나타났다. 육군 342명, 해군 52명, 공군 60명이었다. 육아휴직은 554명(장교 282명, 부사관 272명)으로 파악됐다. 1년에 1000명 가량 업무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다.

국방부가 경력 군인 선발이란 대책을 고민한 배경에는 이 같은 공백으로 다른 사람에게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일을 막아 군 본연의 임무를 보다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력 군인은 재복무하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전역 당시 계급으로 일할 수 있다. 기간제 군인인 셈이다. 이 같은 방안은 현재 군이 시행하고 있는 임기제 승진(일정기간만 승진된 계급에서 복무한 뒤 전역)과 유사하지만, 이는 진급 배려 차원이란 점에서 경력군인 선발 취지와 개념 자체가 다르다.

◆ 계급 역전 현상 등 부작용 우려 = 하지만 계급 역전에 따른 갈등 우려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시 재복무하는 사람들과 계속 근무했던 사람들 사이 계급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진 소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또 국방개혁 2020 계획으로 전반적인 군 인원 감소 추세와 이 제도 취지가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경력 군인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군 정원 축소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방부는 이 같은 군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세부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