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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리랑’의 고장인 강원 정선군과 평창군 진부면에 걸쳐있는 가리왕산(1561m)은 우리나라 10대 고산(高山) 중 하나로 태백산보다 약간 높을 만큼 산세가 웅장하다. 가리왕산이라는 이름은 멀리서 보면 마치 낟가리를 닮았다 해서 붙여졌다고도 하고, 옛적에 갈왕(葛王) 또는 가리왕(加里王)이 난을 피해 이곳에서 운둔생활을 했다는 전설에 따라 붙여졌다고도 전한다. 전형적인 육산이면서도 해발이 높아 맑은 날에는 동해가 바라보인다. 특히 정상의 망운대에서 바라보는 운해(雲海)는 가리왕산의 8대 명승 중 제 1경으로 꼽힌다. 가리왕산을 중심으로 서쪽에 중앙산(1376m), 동쪽에 중봉(1433m)과 하봉(1380m)이 봉황이 날개를 펼친 듯한 모양세다.

산의 규모는 크지만 산세가 완만해서 오르는 데 어렵지 않다. 또 정선 자체의 고도가 높다보니 보통 해발 700m쯤에서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고산지대 원시림이 우거지고 약초, 산나물이 지천이어서 심마니들이 자주 찾는 산이다.

산행기점은 숙암리 장구목이골 입구나 회동리 심마니교, 회동리 휴양림관리사무소 등 크게 세 군데다. 장구목이골 입구는 약 4㎞ 구간에 철쭉이 밀집해 자생하고 있어 봄에 오르면 좋다. 회동계곡 입구에 조성된 가리왕산 자연 휴양림은 깎아지른 암벽과 기암괴석, 울창한 수풀, 맑고 시원한 계류가 어우러져 절경이며 골짜기를 가로질러 놓인 3개의 구름다리도 볼 만하다. 어느 코스든 3시간 남짓이면 정상에 닿는다. 상봉 망운대에 서면 오대산, 두타산, 태백산, 소백산, 치악산 등의 명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하산할 때는 동남쪽 주능선을 따라 중봉을 거치면 좋다. 주능선 곳곳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아름드리 자작나무가 즐비하다. 중봉에서는 숙암리나 회동리 어느 쪽으로도 하산할 수 있다. 가리왕산은 동강에 흘러드는 오대천과 조양강의 발원지이며 석회암 절리동굴인 얼음동굴도 유명하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심마니교~배나무 쉼터~어운골 임도~가리왕산(2시간50분) ▲휴양림매표소~세곡임도~중봉~가리왕산(3시간30분) ▲장구목이~임도~장구목이 삼거리~가리왕산(2시간30분) ▲숙암분교~오장동 임도~중봉~가리왕산(3시간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