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5일 바이오제약 산업에 본격 진출하기로 하고 이를 공식발표하자 바이오업계는 ‘1등 기업’ 삼성의 시장진출에 내심 긴장하면서도 “업계 파이가 커지고 바이오산업 생태계가 완성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기존 대학과 연구소, 바이오 벤처 중심으로 이뤄진 바이오 산업에 삼성이 가세하면, 기존 바이오벤처 업체들이 하지 못했던 차원의 연구·개발(R&D) 투자가 가능해져 관련 분야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바이오제약 산업 진출로 글로벌 경쟁에서 한발 뒤처진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이 질적으로 도약해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첫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를 앞둔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는 “조그만 기업끼리만 하자고 해서 산업이 커지는 게 아니니 삼성의 진출은 긍정적”이라며 “바이오 제약 분야에서 한국 디스카운트가 있는데 삼성의 진출로 극복이 가능해져 벤처회사에도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작은 벤처회사나 대학, 연구소가 하고 싶어도 자금 문제로 못하던 연구·개발이 무수히 많다”며 “삼성이 연구·개발에 집중투자하면 ‘대학-연구소-바이오 벤처기업-대기업’의 산업 생태계가 완성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바이오 선진국의 경우를 봐도 벤처회사와 삼성 정도 규모의 글로벌제약사들이 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연구개발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며 “기존 벤처기업의 기술력이 보다 빠르고 쉽게 성과를 내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제약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의 비중은 12% 정도지만 2020년이면 22%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여러 나라들이 바이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일각에선 ‘인력이 곧 기술’인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삼성발(發) 고급인력 이동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며 긴장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동안 바이오 제약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삼성이 바이오 분야의 핵심 고급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국내 바이오사 한 관계자는 “핵심 연구인력을 붙잡기 위해 인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삼성의 진출로 오히려 해외에 나가 있던 우수 바이오 인력의 국내 복귀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