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대회 13번째이자 마지막 금메달은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대표팀이 달성해냈다.

여자 장거리 종목의 3인방인 이주연(24·동두천시청), 노선영(22·한국체대), 박도영(18·덕정고)이 동계아시안게임의 대미를 장식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6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벌어진 팀 추월 경기에서 아시아 대회 기록(3분04초35)을 세우며 서로의 손을 맞잡고 나란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지난 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22·한국체대)가 500m 정상에 오르면서 여자 단거리 종목이 크게 주목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장거리 종목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훈련해온 선수들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큰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출전선수 중 맏언니인 이주연은 “지난 올림픽 시즌 때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을 잘 마쳐 다행이다. 요즘 단거리 종목의 성적이 잘 나와서 장거리 선수들도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너무 기쁘다. 잘 따라와준 동생들이 고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매스 스타트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오른 노선영도 “지난 3년동안 셋이서 힘들게 연습했는데 늘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울 때가 많았다. 열심히 한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 다같이 금메달을 따내 너무 좋다”며 기뻐했다.

총 6바퀴를 도는 팀 추월 경기는 마지막 주자의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기 때문에 한 선수가 독보적인 기량을 갖췄다고 우승이 가능한 종목이 아니다. 팀원들은 고른 기량을 가져야 하고 조직력 역시 중요하다. 여자 대표팀은 이날 이주연, 박도영, 노선영이 순서대로 돌아가며 각자 총 2바퀴씩 선두에서 이끄는 전략으로 나섰다.

그런데 전날 5,000m 경기를 소화한 막내 박도영이 자신의 몫인 마지막 반바퀴를 채우지 못했다. 노선영이 대신해 나머지 반바퀴동안 선두 역할을 자처했다. 오랜 연습으로 수많은 경우의 수를 대비한 선수들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이주연은 “늘 연습했던대로 레이스를 했다. 돌발 상황도 예상을 했고 서로간의 사인이 잘 맞아 아무 문제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내가 우리 팀의 폭탄이었다”며 웃은 박도영은 “반 바퀴를 채우지 못하고 나와 언니들이 부담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너무 고맙다”고 소감을 말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