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아시안게임 4관왕을 목표로 카자흐스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승훈(23·한국체대), 이제 마지막 관문만이 남았다.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5,000m와 10,000m, 매스 스타트 우승을 차지한 이승훈은 6일 오후 팀 추월 경기에 나서 대회 4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팀 추월은 조직력을 요구하는 단체 경기다. 3명씩 팀을 이루는 양팀이 각각 트랙의 반대쪽에서 출발해 총 8바퀴를 달린다. 각 팀의 마지막 선수의 기록으로 승패를 가르는 데 만약 경기 도중 한 팀의 선두가 다른 팀의 꼴찌를 추월할 경우 그 순간 승부가 결정된다.

장거리 최강자인 이승훈에게 주어진 역할이 크다. 선두에 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있다. 이승훈은 “내 몫은 앞에서 열심히 끄는 역할이다. 8바퀴 중 선두에서 5~6바퀴를 소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훈을 비롯해 이규혁(33·서울시청), 모태범(22·한국체대), 고병욱(21·한국체대) 등 4명 중 3명이 한 팀을 이룬다. 아직 출전선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승훈과 고병욱의 출전이 유력하고 이규혁과 모태범 중 한명이 마지막 한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이규혁은 이틀 전 1,500m 경기에서 체력을 많이 소진했고 이번 대회에서 500m와 1,500m에 출전한 모태범은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윤의중 대표팀 감독은 “고민이 많다. 경기 당일 아침에 일어나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팀 추월에 대해 “어느 한 선수가 혼자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세 선수가 모두 고르게 잘해야 한다. 따라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일본이나 카자흐스탄은 멤버들의 기량이 고른 편이라 우리가 조금 약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체력이다. 이승훈은 10,000m 경기를 치른 다음 날 다시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에 대해 이승훈은 “체력적인 부분은 자신있다. 무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꼭 해야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4관왕이 탄생한 것은 1990년 삿포로 대회의 하시모토 세이코(일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당시 500m, 1,000m, 1,500m, 3,000m 등 단거리와 중거리 종목을 석권했다. 이승훈이 동계아시안게임 역사를 21년만에 다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