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선수 생활을 그만 두려고 했는데...”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의 막내 박도영(18·덕정고)이 선수 생활의 운명을 바꿀 값진 메달을 획득했다. 박도영은 5일 오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실내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5,000m 경기에서 7분15초63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일본의 호주미 마사코(7분9초23)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박도영은 주니어 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거듭되는 부진 때문에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선수 생활을 해야하나 고민도 많았다고.

박도영은 “바보같은 생각이기는 한데 원래 선수 생활을 그만 두려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못하는 것 같고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왔는데 너무 뒤처지는 것 같았다. 남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라 남이 잘 타면 스트레스 때문에 못탈 때가 많았다. 감정 조절을 잘 못해서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심지어 경기 출전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 박도영은 “원래 5,000m를 안 타려고 했다. 컨디션이 안좋은 상태라 단체전(팀 추월) 경기를 잘하기 위해 포기할 생각도 했다. 그래도 내가 얻은 기회인데 포기할 수 없어서 탔는데 정말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훌륭한 선택이었다. 박도영은 이날 자신의 국제대회 첫 메달 획득의 감격을 누렸다. 자신감을 얻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다시 생각하면 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뻐했다.

박도영은 대회 마지막 날인 6일 여자 팀 추월 경기에 나서 또 한번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