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함께 보내지 못해 아쉽지만 마음은 늘 같이 있으니까 열심히 하고 잘 지내다가 좋은 얼굴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죠.”

인천 옹진군 백령도 해병 6여단에 근무 중인 정대운 상병의 어머니 정경옥씨는 “올해는 유난히 눈도 많이 오고 날이 추워 걱정스럽다”며 최전방에서 설을 맞는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과 맞닿은 백령도에 아들을 두고 있는 해병대원 부모들의 마음은 물론 가볍지 않았다. 심재호 이병의 아버지 대섭씨는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전사한 문광욱 이병이 알고 보니 우리 아들 동기여서 걱정을 더 많이 했다”며 “부모로서 걱정되는 마음이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갈성호 상병의 아버지 근봉씨도 “처음엔 해병대보다 일반 군대에 갔으면 했는데 연평도 사건마저 터지니 백령도와 멀지 않은 곳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해병대원의 부모들은 아들 걱정을 하면서도 내심 ‘자랑스러운 해병’ 아들을 둔 자부심과 믿음을 나타냈다. 정씨는 “엄마가 걱정하면 도리어 ‘군인이 뭐가 춥냐’고 반문하는 아들을 볼 때 뿌듯하다”며 “많이 씩씩해진 걸 보니 강인한 해병대 정신을 제대로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심씨도 “해병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병이 된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이번 설 연휴도 아무 걱정 없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게 다 최전방을 지키는 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