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과 전문의들은 ‘아덴만 여명작전’ 중 총상을 입고 오만 병원에 입원 중인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상태에 대해 “장기 손상에 의한 패혈증 증세가 왔다면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문의들은 특히 감염 증세가 간과 콩팥과 심장을 차례로 망가뜨릴 경우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 총상에 따른 합병증을 복합적으로 잘 치료할 경우 회복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의들은 먼저 복부 총상에 따른 장기 손상을 우려했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2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총탄이 배 안의 장기를 관통하면 장의 내용물이 밖으로 나와 복막염이 생기고 이 염증이 시간이 지나면 패혈증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패혈증이란 세균이 혈액 속에 들어가 번식하면서 생긴 독소에 의해 중독 증세를 나타내거나 감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도 “세균이 혈관을 타고 돌면서 전신적인 감염 증세를 일으키면 간과 콩팥, 장 등 온몸의 장기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간을 망가뜨리면 급성 간손상이 오고 콩팥의 경우 급성 콩팥부전, 마지막으로 심장을 망가뜨리면 심장이 멎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전신적인 패혈증으로 가면 50% 이상 사망하기 때문에 현재 매우 위중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오범진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소장과 대장이 관통상을 당해 대장이 터질 경우 깨끗하지 않아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 교수는 “대장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복막염의 정도가 더 심할 수 있는데 항생제를 충분히 쓰고 장기를 잘라내도 환자가 잘 버텨야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의들은 따라서 장기 감염을 막기 위한 ‘복합적인 처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먼저 총상에 의한 장 관통 부위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감염된 장을 절제해 절제 부위를 이어줘야 하고 염증이 심하면 절제해 장을 이을 수 없기 때문에 장기를 밖으로 빼내는 ‘인공장루’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패혈증은 균을 잡아야 하는데 항생제를 대량 투여하면서 투석과 피를 뺐다가 다시 넣어주는 수술 등을 복합적으로 해야 소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오 교수는 “장기에서 부풀어오르는 염증반응이 3~4일 정도 간다고 보는데 수술 후 그때가 가장 나빠진다. 그 고비를 넘기면 안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충남·이용권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