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성환(오른쪽 세번째)외교통상부장관이 29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명박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중점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기자단

외교통상부는 29일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안보외교’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 강화와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 발전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북한 비핵화와 북한 내부의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을 외교적으로도 뒷받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년도 3대 핵심 추진과제는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안보외교 ▲‘글로벌 코리아’ 심화 외교 ▲개방과 공정의 외교통상부 등이다. 특히 ‘안보외교’는 북한이 올해 ‘3·26 천안함 침몰 사건’, ‘11·23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이어 내년에도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튼튼한 안보 구축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권력세습과 경제난 등으로 내부가 불안정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통일외교’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업무보고 초안에 담겼던 “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통일과정상 법적·경제적 문제에 대해 외교적으로 대비한다”는 문구도 막판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안보외교는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궁극적 통일에 대비하는 모든 것들을 주요국들과 협의하고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를 위해 한미동맹을 심화하고, 일·중·러 등 주요국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외교부는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대(對)중국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고위인사 교류 강화, 다차원적 인적 네트워크 확충, 중국전략연구팀 신설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현행 투트랙 접근을 유지하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 여건 조성과 한·미·일·중·러 5자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겠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는 이와 함께 아프리카·중동·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대한 외교활동을 확대, 신흥국·개도국 외교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겠다고 보고했다. 우수인력을 신흥시장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내년 11월에는 부산에서 제4차 원조효과 고위급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올해 특채파동에 따른 인사·조직 쇄신을 위해서는 개방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능력있는 외부인사를 적극 영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