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부의 새해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통일부가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하고 이를 견인하는 정책을 새해 대북정책의 목표와 과제로 제시함에 따라 대북정책 기조가 전면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전략으로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지속 견지 ▲북한주민 우선 접근 ▲상호주의 강화 ▲국론결집 노력 확대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중점추진 과제로 비핵화와 대외개방, 민생우선을 통한 북한의 근본적 변화 견인, 5·24 대북제재 조치 지속 추진을 통해 북한 당국의 책임성·진정성을 견인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 당국과의 대화나 관계 개선보다는 북한주민을 우선하는 대북정책을 구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를 위해 북한의 인권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북한인권 향상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며 대내외의 북한인권 관련 단체 활동도 지원할 방침이다. 대북지원 또한 투명성을 강화해 북한 주민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핵심현안 해결을 위한 제대로된 남북대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 북한 당국이 본질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대화 자체를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 등은 검토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같은 맥락에서 5·24 대북제재 조치는 3·26 천안함 침몰 사건, 11·23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시인 및 사과,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지 않는 한 대북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지속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통일부의 이번 업무보고에서 ‘통일 대비’가 중점 추진과제로 등장한 것도 의미심장한 변화다. 통일재원확보를 위한 구체안은 내년 상반기 중 입법화가 추진된다. 통일준비 공론화를 위해 통일 관련 인적 자원 양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며 학계·시민사회 단체를 통한 통일 공론화사업도 추진된다. 특히 통일부는 김대중·노무현 시대 방만해진 남북교류협력틀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과당경쟁 방지, 위장반입 방지를 위해 교역업체 등록제를 실시하고 대금결제 업무취급기관을 지정해 금융거래를 투명화하겠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통일부의 새해 업무보고에 나타난 대북관이 상당히 강성”이라고 평했다. 따라서 북한이 통일부의 새해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할 경우 상당한 갈등이 예상된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통일부의 업무보고에 앞서 현인택(오른쪽 두 번째) 통일부 장관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