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따뜻한 온기… ‘행복한 그림들’

이미지 크게보기 장 자크 상페의 ‘우연인 것처럼’ 아람미술관 제공

마음에 위로와 평화를 주는 ‘행복한 그림’들이 연말 미술가에서 강세다. 힘들 때 어깨를 토닥거리며 건네는 누군가의 한마디처럼.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12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미소짓게 되는 미술품을 선보이는 기획전들이 잇따르고 있다. 스위트 홈과 가족애를 담아내거나 유머러스하게 일상을 다룬, 사랑스럽고 따뜻하며 환상적 이미지의 작품들이 한겨울 칼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온기를 전파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이 샤갈 특유의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색과 이미지로 주말 관람객이 1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전문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의 ‘전몽각 그리고 윤미네집’전은 큰딸이 태어나 결혼할 때까지 26년간 촬영한 사진을 모은 전몽각 사진집 ‘윤미네집’속 사진을 선보이는 전시다.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도 21일 개막하는 겨울방학 특별전 ‘장 자크 상페-꼬마 니콜라의 아름다운 날들’전을 통해 프랑스 삽화가 장 자크 상페의 일러스트들을 공개한다.

이밖에 화랑가에도 ‘행복한 그림’을 추구해온 이수동, 스위트 홈을 화폭에 펼쳐온 김덕기씨 등의 개인전이 펼쳐진다.

◆ 유머와 환상이 깃든 풍경

서울시립미술관의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2011년 3월27일까지)은 샤갈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와 화려한 색의 전시작이 관객의 호응 속에 입소문을 타면서 올 겨울방학 기획전 중에서 단연 인기다. 샤갈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을 담아낸 작품에는 손을 잡은 연인이 마을 위에 떠 있고, 서커스 닭 꽃다발 등이 친근하면서도 행복한 분위기를 전한다.

2004년 첫 샤갈전 이후 두 번째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세계 30여개 미술관에서 임대해온 작품의 목록이 6년 전보다 풍성해졌다. 1950년대 이후 샤갈의 말기 작품 중심이던 첫 전시와 달리, 이번 전시는 1910~1922년대 러시아 시절 샤갈의 청년기 작품들이 대거 전시 중이다. 6년전엔 일부만 공개됐던 모스크바의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도 현재 남아 있는 7점이 모두 전시 중이다. 그리스 고전 ‘디프니스와 클로에’, 프랑스 ‘라퐁텐 우화’의 삽화용으로 제작한 종이판화도 흥미롭다.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21일 시작하는 ‘장 자크 상페-꼬마 니콜라의 아름다운 날들’전(2011년 3월20일까지)은 르네 고시니 원작 ‘꼬마 니콜라’ 시리즈의 삽화가를 초대한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책의 주인공인 꼬마 니콜라부터 파리 풍경과 사람까지 다양한 소재를 압축적으로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상페의 그림들이 전시된다. 상페의 작품을 한데 모은 삽화집이 국내서도 여러 권 출간되는 등, 그가 현대 도시인의 일상을 간결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들은 국내서도 애호가층이 두텁다.

‘성인 동화 같은 그림’을 추구하는 이수동씨는 갤러리송아당에서 30일까지 열리는 전시를 통해 종이드로잉을 선보인다. 작가 특유의 표정묘사가 돋보이는 인물화를 비롯, 자작나무숲과 바닷가를 바라보는 뒷모습, 머리와 옷자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여인… 등 작가의 종이그림도 감성적이고 따뜻한 이미지로 호평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다 잘될 겁니다’‘설레임’‘어서오세요’‘꿈 익는 마을’ 등 시어(詩語)같은 제목으로 보는 사람들을 미소 짓고 설레이게 만드는 행복한 분위기의 드로잉을 공개한다.

◆ 가족과 함께 스위트 홈

한미사진미술관의 ‘전몽각 그리고 윤미네집’전(2011년 2월19일까지)에는 화제의 사진집 ‘윤미네집’에 수록된 사진들을 전시 중이다. 성균관대 부총장을 역임한 고 전몽각(1931~2006)씨의 사진들은 딸의 성장을 지켜보는 따뜻한 부정의 시선을 담아낸다. 토목공학자이면서 사진작업을 병행했던 고인의 사진집은 1990년 처음 선보였고 20년 만에 올 연초 재출간됐다. 전시도 1971, 1978년 두 차례 열린 데 이어 32년 만에 세 번째 전시회가 마련됐다.

가족과 집을 소재로 평화로운 무지갯빛 풍경을 펼쳐온 김덕기씨는 15일부터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마이 홈’전을 연다. 내년 1월23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을 통해 작가는 강아지가 뛰어다니는 정원에서 자전거타는 아이와 나무에 물을 주는 아내와 남편 등 가정의 일상과 가족을 묘사한 신작을 발표한다.

서울서 미술교사 생활을 접고 고향인 경기 여주 당우리에서 전원생활하면서 작업에 전념한 뒤로 작품의 색과 이미지가 보다 풍요롭고 밝아졌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전몽각의 ‘윤미네집’ 한미사진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