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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계의 자유인’으로 불리는 박인수 교수를 위기 때마다 구해낸 것이 벨칸토 창법이다.

‘아름다운 노래’를 뜻하는 이 창법은 16세기 말부터 존재했고, 17세기 중엽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단순하고 서정적인 창법을 뜻한다. 작곡가 자코모 카리시미(Giacomo Carissimi, 1605~1674) 등이 제창한 것으로, 그 당시까지 유행하던 가사 중심의 ‘스틸레 레프레젠타티보’ 창법에 대항해 선율을 중시한 창법이다.

박 교수는 “성악가들이 가식적으로, 이론적으로 흔히 말하는 벨칸토 창법이 아니라 ‘사라져 버린’ 벨칸토 창법을 실제적으로 살려내는 훈련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박 교수는 벨칸토 창법의 문헌을 파고들어 여러 실험을 했고 튼튼한 소리로 나이에 상관없이 노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5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벨칸토 창법을 기초로 연마한 독특한 ‘박인수 창법’의 특징을 물었다.

“옛날 뜻이 있는 현자들이 ‘자연으로 돌아가라, 소리도 가장 원초적인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대로 자연스러움을 기본으로 합니다. 발성을 너무 복잡하고 기교적인 것, 인위적으로 하면 안 됩니다. 비유하건대 마치 애가 우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후배나 제자들한테 이렇게 들려줍니다. 음악 전반에 대해서는 자연으로 돌아가서 자연스럽게 시작돼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야 듣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느끼죠. 지금도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이 지루해하는 것은 그 성악가의 소리가 부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는 벨칸토 창법을 익힌 덕분에 나이를 잊고 제자들과 ‘박인수와 음악친구들’을 결성해 국내외 공연을 활발히 하고 있다. 올 한 해 콘서트만 60~70회 했다. 다양한 장르의 레퍼토리가 특징이다. 오는 31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송년음악회를 준비하는 등 연말 스케줄이 빽빽하다.

박 교수는 2003년 서울대 음대를 정년퇴임하고 백석대로 자리를 옮겨 후학양성에 혼을 쏟고 있다. 미국 줄리아드 음대를 거쳐 1983년 귀국한 그는 1990년 가수 이동원씨와 ‘향수’를 부르면서 대중스타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