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군 수뇌부가 8일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첫 긴급회동을 하기로 한 데에는 어떠한 북한의 추가 도발도 허용치 않겠다는 두 나라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 간의 동맹관계를 보다 확실하게 다지고 공고히 하며 이를 대내외에 알림으로써 한반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북의 의도에 말리지 않겠다는 다짐이 배어 있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이에 따라 이날 회동에서 양국의 동맹 발전 강화 방안과 함께 북의 도발 시 한국의 자위권 행사에 대한 미국측의 양해와 협조 방안, 연평도 등 서해5도의 요새화 문제, 양국의 서해 연합훈련 강화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과 한민구 한국 합참의장뿐 아니라 양국 합참의 전략기획본부장 등이 참가해 한반도에서의 양국의 군사적 전략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한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선(先)도발 시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지침을 7일 일선 부대와 지휘관들에게 하달했다. 지침에는 북이 도발하면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적의 도발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을 때까지 강력하게 응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장관의 이번 지침 하달은 ‘적의 도발 의지를 완전히 분쇄할 때까지 응징한다’는 지침을 ‘제1원칙’으로 삼아 북의 도발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병대 연평부대 사격훈련 재개 문제는 실시를 원칙으로 하되 기상조건 등 제반 요건을 고려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 장관은 이에 앞서 6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방부 운영과 평소 안보에 대한 소신을 여과없이 피력했다.

김 장관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북한의 선 도발 시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지침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자위권은 지금까지의 교전수칙과는 달리 응징의 개념”이라면서 “자위권 발동시기는 적의 도발 의지가 꺾일 때까지”라고 못 박았다.

김 장관은 인사 문제에 대한 구구한 관측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신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분명히 설명했다. 김 장관은 특히 야전성 강화와 관련, “이는 전문성이 강한 사람을 우대한다는 뜻으로 야전에 근무하는 사람만 중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야전에도 근무하고 사령부 구석구석 작전계획이나 지침을 발전시키는 정책부서에서도 근무하면서 임무평가를 통해 검증받은 사람을 중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