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 중단과 국제의무 준수 요구, 6자회담 재개 거부, 중국의 대북 메시지 압박 촉구 등을 이끌어낸 워싱턴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또다시 북한을 자극, 한반도 긴장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강화되던 한·미·일 3국 공조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더욱 밀접해지는 상황에 내심 당혹해하고 있는 모습이다.

7일 오전까지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으나 중국의 입장은 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통화나 회담 전 중국 외교부 성명을 통해 쉽게 읽힌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상황에서 시급한 것은 냉정하고 이성적인 대응을 통해 정세악화를 막는 것”이라며 “중국은 한결같이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핵문제를 비롯한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여기고 있으며 현재의 정세 전개는 6자회담 재개의 중요성과 긴박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해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6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평화발전 노선 견지’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중국은 세계 각국과의 평화만이 조화로운 세계 건설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해야지 같은 배를 타고 서로 밀치거나 또 싸워서는(斗) 안된다”고 역설했다.

언론들은 한반도의 긴장 악화와 함께 한·미·일 공조 강화에 촉각을 더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해외뉴스 전문인 중국국제 라디오방송 뉴스포털 사이트 궈지짜이셴(國際在線)은 7일 3국 외교장관 회담 공동성명 발표 이후 기사를 통해 “3국 외교장관 회담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3국 동맹이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이트는 “올해 3월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안보동맹 강화 조짐을 보이던 한·미·일 3국은 북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태도뿐 아니라 행동에서도 미국의 주도 아래 점점 밀접해지면서 3국의 일치된 행동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트는 또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반도 정세에서 중요한데다 이를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발휘하고 있으며 한·미·일 3국 모두 이를 소홀히 하기 어렵다”며 “3국 외교장관 회담과 동맹 강화는 앞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더욱 불리하게 할 것”이라고 중국을 배제한 3국 동맹 강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