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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북한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중국 고위 관리들이 북한을 더 이상 유용하거나 신뢰할 만한 동맹국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남측 주도로 남북 통일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미국 외교전문이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공개됐다.

이는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전날 공개한 25만여건에 달하는 미 국무부 외교전문 중 하나다. 천영우(위 사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외교통상부 차관으로 근무하던 지난 2월 중국 고위 관리 2명과 나눈 대화를 이후 캐슬린 스티븐스(아래) 주한 미 대사에게 전달했고, 이 내용이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외교전문에 따르면 당시 천 수석은 스티븐스 대사에게 “중국 고위 관리 2명은 서울의 통제 아래 남북한이 통일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 같은 시각이 중국 지도부 내에서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이 완충국으로서 가치가 거의 없다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할 준비가 되어 있고 지난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이후 중국 지도부 내에서 이 같은 시각을 가진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게 천 수석의 설명이다. 또 중국이 북한 붕괴시 30만명 정도의 북한 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국경 봉쇄를 위해 군대를 이용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이 붕괴하더라도 비무장지대(DMZ) 북쪽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문을 통해 드러났다. 천 수석은 “북한 붕괴시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없으며, 중국이 경제적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보는 나라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통해 지난해 4월 미국의 관심을 얻으려고 한 것에 대해 “‘응석받이(spoiled child)’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미 관리들에게 말했다”고 천 수석은 전했다. 이와 관련, 천 수석은 중국의 한 대사가 북한의 핵활동에 대해 “전세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얘기를 스티븐스 대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천 수석은 “중국은 북한의 자멸적인 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해 설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며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베이징(北京)은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미 정부 등이 나서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구하는 현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천 수석은 “중국 고위 관리들은 비공개를 전제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자주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며 “중국 여론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비판적으로 되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이 정부의 생각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했다”고 강조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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