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라 바야데르’의 임혜경씨

한국 클래식 발레 무대를 양분하고 있는 라이벌 국립발레단(예술감독 최태지)과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이 동양적 신비와 사랑의 발레로 늦가을 한판 승부를 벌인다.

국립발레단은 29, 30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010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폐막작품으로 창작발레 레퍼토리 ‘왕자 호동’을, 유니버설발레단은 29일∼11월5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국 발레의 수준과 규모를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되는 블록버스터 고전발레 ‘라 바야데르’를 무대에 올린다.

◆ 국립발레단의 ‘왕자 호동’ =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전통설화를 바탕으로 한 ‘왕자 호동’은 1988년 고 임성남 국립발레단 초대 예술감독의 안무로 무대에 오른 한국 창작발레의 대표적 레퍼토리로 지난해 국가대표 프로젝트로 선정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국수호씨가 총연출을 맡고 안무 문병남 국립발레단 지도위원, 무대 신선희 전 국립극장장, 작곡 조석연, 의상 제롬 캐플랑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대거 참여, 전쟁과 사랑, 배신과 죽음, 윤회 등으로 얽힌 드라마를 2막 12장의 대작으로 새롭게 만들어졌다.

최태지 예술감독은 “‘왕자호동’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보다도 더 비극적인 오래된 러브스토리로 남녀 사이의 사랑을 넘어 한국인 특유의 인간애를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탁월한 소재”라며 “우리 문학의 고전적 감성에 현대적 테크닉을 세심하게 반영, 자신있게 세계무대에 내놓는 국립발레단의 대표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초연버전에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연출과 안무, 그리고 음악”이라며 “2막의 시작에서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보여줬던 결혼식 장면이 1막의 끝으로 자리를 옮겼고, 1막의 고구려 전쟁장면과 2막에서 낙랑공주가 자명고를 찢기 전 내면의 갈등을 겪는 장면에서는 화려한 북춤이 추가돼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고 말했다.

낙랑공주 역은 29일 김주원, 30일 김지영씨 등 한국 발레의 스타시스템을 확립한 두 스타가 각각 김현웅, 이동훈씨 등 국립발레단의 신·구 주역 발레리노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02-587-6181

◆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고전발레의 형식을 완성한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 1877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극장의 마린스키 발레단이 초연했다.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로르, 매혹적이지만 간교한 공주 감자티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신비롭고 동양적인 무대 위에서 극적으로 펼쳐지는 대작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이 1999년 11월 국내 초연, 한국 발레의 수준과 규모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루슬란 스크보르초프와 임혜경, 강예나, 황혜민, 엄재용, 한서혜씨 등 유니버설발레단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간판스타와 신예, 그리고 해외에서 초빙된 최정상급 무용수까지 참여하는 화려한 무대다. 특히 수석무용수 임씨의 고별무대로 그의 마지막 무대를 빛내기 위해 문훈숙 단장은 스크보르초프를 특별 초청했다.

임씨는 29일과 11월2일 두 차례 무대에 오르고 황혜민-엄재용-강미선(30일, 11월4일), 강예나-이현준-한서혜(31일, 11월5일) 등 메인 캐스팅과 김나은-정위-손유희(11월3일) 등 유니버설발레단의 숨은 보석들의 무대와 박세은-김기민-채지영(30일)씨 등 지난 7월 바르나콩쿠르에서 금상을 차지한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영스타 삼총사가 객원 주역으로 무대를 장식한다.

문훈숙 단장은 “‘라 바야데르’는 화려한 춤과 감동적 드라마로 절대적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고전발레의 대표레퍼토리”라며 “오랫동안 우리 발레단의 간판스타였던 임혜경씨의 고별무대로 특히 화려한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1544-1555

김승현 선임기자 h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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