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영화배우 신영균(사진) 전 예술인단체총연합회장이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한다.

신 전 회장 측은 4일 “서울 중구 초동의 명보극장(현 명보아트홀)과 국내 최대 영화박물관인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을 영화계 및 문화예술계의 공유재산으로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 전 회장은 평소 영화 예술계에서 일할 인재 양성을 위해 사재를 기부할 뜻을 갖고 있었고, 가족들이 이에 흔쾌히 동의해 기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회장은 5일 오후 5시 서울 충무로 명보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산 기부 이유, 기부한 재산을 운영하는 방안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회견에는 신 전 회장을 비롯해 이덕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정인엽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배우 안성기(전 배우협회장)씨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치과의사 출신인 신 전 회장은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1961), 이만희 감독의 ‘물레방아’(1966)를 비롯해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계를 대표하는 신 전 회장은 영화인협회 회장과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1977년 명보극장을 인수해 운영해왔으며, 1999년에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대지 9만9000㎡(약 3만여평) 규모의 신영영화박물관을 설립해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왔다. 이해룡 배우협회 부이사장은 “신 전 회장은 자산가임에도 검소한 생활을 하며 그동안 원로배우들의 정기 모임을 주선하고 형편이 어려운 동료들을 남몰래 후원해왔다”며 “영화인의 사재 기부가 우리 사회 나눔운동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