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막걸리가 ‘히트상품 1위’로 꼽히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원료의 77%는 수입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용 역시 국산쌀 막걸리는 14%에 그쳤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정해걸(한나라당) 의원은 29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막걸리제조업체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입쌀 비중이 높다고만 알려진 막걸리 원료 사용 현황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6월부터 전국 막걸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는 26만1000㎘가 생산됐으며, 이에 쓰인 원료 4만2898t 가운데 쌀 막걸리는 2만9230t(68%), 밀과 기타원료 막걸리는 1만3668t(32%)이었다.

이중 국산쌀 막걸리는 6470t으로 23%에 불과했고, 수입쌀 막걸리가 2만2490t으로 77%에 달했다. 밀로 만든 막걸리는 99.3%가 수입밀을 썼다.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수출된 막걸리 1만2777t(1141만3000달러) 역시 순수 국산쌀 막걸리는 1795t으로 14%에 머물렀다.

국순당, 배혜정누룩도가, 우리술, 초가 등은 국산쌀을 100% 사용해 수출하고 있으며, 나머지 10개 업체는 국산과 외국산쌀을 혼용해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해걸 의원은 “국내쌀 재고량이 149만t에 달하고, 쌀값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우리 고유의 막걸리 태반이 수입쌀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문제”라면서 “막걸리 업체들이 국산쌀 사용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술 원산지표시제가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10월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면서 “막걸리업체들이 소비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산쌀을 이용한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