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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짓기 어려운 건물이라 설계자도 시공 중에 설계가 어느 정도 수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쌍용건설은 설계자의 설계 그대로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건물을 완벽하게 현실로 만들어 냈습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말 그랜드 오픈 행사를 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MBS)’ 호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상에서 최대 52도까지 기울어진 각 동의 한쪽 건물을 70m(23층)까지 올리는 1년 가까운 공사과정을 설명하면서 ‘피가 마르는 나날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그만큼 어려운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안도감도 담겨 있었다.

“당시 시공과정을 지켜보던 세계 건축업계의 반응은 ‘건물을 올리다가 멈출 수밖에 없다’거나 ‘멈추지 않으면 무너질 것’이라는 등 냉담한 분위기였어요. 그러나 기울어진 건물이 70m 높이에서 맞은편 건물과 성공적으로 연결되자 업계의 시선도 180도 달라졌습니다. 그때 ‘우리가 해냈구나’하는 확신이 들었지요.”

김 회장은 “1980년 당시 세계 최고층(73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 싱가포르 래플즈 시티 프로젝트로 처음 인연을 맺었는데, 당시 한 회사의 프로젝트라기보다 한국의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을 갖고 공사를 해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며 “이를 계기로 싱가포르에서 여러 공사를 수주하게 돼 싱가포르에서는 ‘대한민국’하면 삼성전자 다음으로 쌍용건설을 꼽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단순히 높게 짓는 것보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디자인의 고급 건축물이 발주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도 이런 건설이 가능한 기술력과 시공실적을 갖춘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쌍용건설은 남들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고급 건축 시장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대규모 고급 건축 분야 등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