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GS건설 수자원 전문 엔지니어들이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 중랑물재생센터 현대화사업장에서 하수처리 시설 현대화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훈기자

서울 성동구 송정동 중랑물재생센터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고도처리 및 시설 현대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330만명의 인구가 밀집한 서울 동북지역에서 나오는 생활 하수를 깨끗하게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중랑물재생센터는 오는 2014년 2월 사업이 마무리되면 하수처리장 대부분이 지하로 들어가고 지상엔 아름다운 공원이 들어선다. 하수처리장의 르네상스(재탄생)가 일어나는 셈이다. 이 르네상스의 첫 번째 작업(1차사업)을 GS건설이 맡고 있다.

◆ 외국 기술 첫 하수처리장, 우리 기술로 재탄생 = 지난 20일 오후 중랑물재생센터 시설 현대화사업 현장인 옛 1처리장 부지 약 4000㎡에서는 사업 주간사인 GS건설 직원들이 구조물 공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8월 말 현재 아직 공정률이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하 15m 깊이까지 땅을 파고 시멘트 구조물을 세우는 건 이미 완료된 상태였다. 이 지하 안으로 하수처리장이 들어서게 된다. 기존 하수처리 시설을 그대로 이용한다면 6000㎡ 크기의 부지가 필요하지만 부지를 공원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하화하고, 크기도 3분의 2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GS건설은 시설 크기를 대폭 줄이기 위해 ‘생물막여과공법’을 사용했다. 생물막여과공법은 일차침전지→생물반응조→이차침전지 등 3단계로 이어지는 기존 공정을 고속여과→생물여과의 2단계로 압축시키는 것이다. 주처리시설(1차처리와 3차처리 사이에 들어가는 주요 핵심 공정)에 생물막여과공법을 적용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1차침전지에 일반적인 중력침전방식이 아닌 고속여과방식을 쓰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고속여과방식의 초기우수처리 시설을 설치(비 올 때 초기에 오염물질이 심한데 이 하수를 처리하는 시설)하는 것 역시 국내에서는 최초의 일이다.

장준기 GS건설 과장은 “이 같은 최신 공법들을 통해 시설을 집약화할 수 있고, 경제성을 최대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갖가지 ‘국내 최초’ 타이틀은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하수처리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1976년 지어진 청계하수처리장(중랑물재생센터의 예전 이름)은 미국·영국·일본 등의 경제협력 차관을 받아 지어졌지만, 이번 재탄생 작업에선 GS건설이 지휘봉을 잡고 국내 기술을 주로 사용했다.

하수처리장이 지하로 들어가면 지상에는 기존 시설을 활용한 조경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특히 최초 하수처리장의 기존 구조물을 활용한 각종 놀이기구가 들어서고 철거시설물을 조형물로 제작해 처리 과정 순서에 따라 배치, 아이들이 놀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 환경사업이 신성장동력 = GS건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환경사업을 꼽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07년 말 환경사업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수처리사업 분야 등에 적극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 기술본부 환경기술팀·환경에너지연구팀 등 환경 관련 조직을 확대했다.

지난 2008년에는 ‘비전 2015’를 통해 상수와 하·폐수 재이용 및 해수담수화 설비 등 수자원 개발과 수처리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굴·육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허명수 GS건설 사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주력사업군의 내실을 다지고 신사업 부문의 역량을 강화해 장기적인 성장기반 확보에 주력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가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을 민간투자사업 대상으로 설정해 국내 하수 재이용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이 2008년 수주한 이번 공사(중랑물재생센터)는 물 관련 시공 중 국내 최대 수준인 약 2500억원 규모다.

허태열 GS건설 상무는 “수자원 공급 부족 등으로 세계 물산업 시장은 2015년에 52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수처리 프로세스 기술 확보를 통해 해외 환경플랜트 수출 확대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