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재산현황에서 부모 재산에 대한 고지를 거부했다. 그 배경이 주목되는 가운데, 김 후보자의 부친이 소유하고 있는 땅은 8800여㎡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경남 거창군 가조면사무소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부친 김규성(76)씨 소유의 땅은 가조면 마상리에 있는 논 4429㎡이고, 김씨 등 3명이 공동명의로 돼 있는 4423㎡ 규모의 밭 2필지는 종답으로 확인됐다.

이날 일부리 부산마을 자택에서 만난 김씨는 “예금 1억원도 있으나 이는 종중돈을 내가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들들 뒷바라지하느라 가진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고등학교 친구인 김동영 전 국회의원 등 태호를 보살펴준 친구들을 돕느라 물려받은 논 6마지기를 팔았다”며 “이게 아들의 재산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30세 때부터 돈을 빌려 소장사를 시작해 20여년간 했다”며 “태호는 학교를 마치고 오면 꼴도 베고 소를 몰고 나가 풀 먹여 농사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웃주민 김모(여·73)씨도 “태호의 집은 어렸을 때부터 넉넉한 집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일부리 출신인 김상수 가조면장은 “김 후보자의 부친은 전 재산을 자식들 뒷바라지하는데 썼다”며 “시골에서 4남매 모두가 대학을 졸업한 것도 중농이었던 부친의 교육열 덕분”이라고 말했다.

부모 재산고지 거부 이유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김 후보자에게 형님이 있고 아버지의 재산도 별로 없어 굳이 공개를 고려할 부분이 아니었다”며 “법적으로 문제도 되지 않아 고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거창 = 박영수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