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옥룡동 네거리에서 옛 읍사무소에 이르는 ‘국고개 문화거리’가 아름다운 명품 거리로 탈바꿈해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은 중동성당, 충남역사박물관, 옛 읍사무소 건물 등 근대건축요소와 무령왕릉 벽면에서 모티브를 따온 담장 등 전통적 요소가 어우러져 국고개만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공주시는 ‘2010대백제전’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이 일대에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36억원을 투입해 0.8㎞구간에 걸쳐있는 97개 업소들의 간판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 가로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요즘 충남도내 16개 시·군에서는 공주시처럼 간판을 포함한 거리환경이 눈에 띄게 달라진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충남도가 도시정비사업을 펼치면서 ‘공공디자인’개념을 도입한 덕분이다. 도는 지난 2007년부터 ‘공공디자인팀’을 신설하고 공공디자인 기본계획을 확정하는 등 조직, 인력, 제도면에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운영중인 ‘공공디자인 클리닉 센터’가 대표적 사례다. 2009년 2월에 충남발전연구원내에 설립된 이 센터는 민간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센터장과 사무국장은 공무원이 맡고 있지만 5개 권역별 지부별로 디자인 전문교수 2~3명을 위촉해 모두 14명의 운영위원이 활동중이다. 2009년에는 당진 우두 택지개발사업지구 공원 조성, 대백제전 대비 도시가로망 정비사업, 금산 국제 인삼약초연구센터 건립, 장항 물량장 주변 덱 설치공사 등에 운영위원들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에는 백제문화권 관리사업소 이주택지 한옥화 추진방안, 예산 사과테마파크 조성, 당진군 성북 전원마을 기본계획서를 검토하는 등 현재까지 모두 51건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다.

센터는 또 공공디자인 업무 담당 공무원과 사업지역 주민과 업주를 대상으로 ‘공동디자인 아카데미’를 열어 워크숍, 선진지역 견학, 시·군 순회 교육 등을 진행해왔다. 그간 이 과정을 거친 3000여명은 현재 공공디자인 마인드를 확산시키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충청도는 ‘공공디자인으로 자연을 품은 명품도시 충남’실현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공공디자인의 도약, 성숙, 정착하는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충청남도는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옥외광고업무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진근 충남도 공공디자인팀장은 “공공디자인 사업 시행 이후 주민 설문조사에서 90% 이상 만족감을 표시할 만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충남을 공공디자인이 가장 우수한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