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여대생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강용석 의원에 대해 ‘제명’이라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결정하고, 21일 후속 조치를 준비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강 의원은 성희롱 발언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관련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고 제명조치를 내린 당 윤리위원회에도 이날 재심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 윤리위 부위원장인 주성영 의원은 “재심요구를 한다고 다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재심요구를 기각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강 의원이 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윤리위가 강 의원과 자리를 함께했던 대학생들에게 사실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정치생명을 끊을 수 있는 제명결정을 내린 것은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온다. ‘7·28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과 강 의원이 ‘사모님만 없었으면 대통령이 네 번호를 땄을 것’이라는 등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를 부적절하게 언급한 것으로 보도된 만큼 청와대의 괘씸죄에 걸렸을 가능성도 한나라당의 전광석화같은 조기진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윤리위의 제명이 확정되기 위해선 의원총회에서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의원들이 대거 외유중이고 7·28 재·보선 지원에 여념이 없어 당분간 의원총회 소집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최고위 당직자는 “여러 정황상 의총 소집이 어려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서두르면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