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패배후 쇄신과 변화,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계파화합 등 큰 화두를 내걸고 거창하게 시작한 전당대회가 진흙밭의 개싸움(이전투구)으로 전락하고 있다.”

한나라당 ‘7·14 전당대회’에서 당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후보들에 대해 한 친이직계 의원이 13일 내린 평가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은 “명색이 집권당 대표 등을 뽑는 전대에 남북관계와 경제 회복 방안, 복지나 교육 문제 등 큰 주제는 사라지고 낡은 계파싸움, 비열한 권력투쟁만 난무하고 있다”며 “이렇게 선출된 지도부에게서 무슨 쇄신과 화합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 상당수는 당권경쟁이 고질적인 계파간 경쟁도 모자라 계파내부 싸움으로 핵분열하는 양상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당장 선두권을 형성한 안상수·홍준표 의원간 감정싸움은 위험수위를 넘긴 지 오래다. 여기에 남경필 의원과 후보단일화를 이뤄낸 정두언 의원이 가세해 후보간 기세싸움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홍 의원은 최근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여권내 권력투쟁을 벌이는 당사자로 지목된 정두언 의원을 지목, “대통령을 정점에 놓고 작은 권력을 서로 누리겠다고 투쟁하는 것”이라며 “박 차장은 물러서고, 정 의원은 자성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친박 이성헌 의원은 “대통령의 핵심측근들이 두 파로 나뉘어 싸우는 것은 꼴불견”이라며 “총리실 고위 간부가 야당에 자료를 제공해 야당이 공격하게 만들었는데, 권력투쟁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정두언 의원을 겨냥했다. 같은 친박 이혜훈 의원은 “이성헌 후보는 국민여론조사에서 본인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영포(목우)회 관련한 폭로전을 계속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