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지방자치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2일 오전 수장이 교체된 전국의 광역지방단체나 시·도교육청 공무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특히 이념과 노선이 확연히 다른 성향의 단체장을 맞은 지자체와 교육청의 공무원들은 정책 추진은 물론 인사와 조직 등 모든 측면에서 엄청난 불안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일부 공무원은 새 단체장이 제시한 노선과 정책 방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출하거나 심지어는 사표를 제출하면서까지 노골적인 반발의 뜻을 나타내고 있어 후유증이 우려된다.

진보 진영의 곽노현 교육감이 새 수장으로 들어선 서울시교육청 내 한 핵심부서의 A국장은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이 국은 ‘서울교육’의 정책을 총괄하는 주요 부서지만 A국장은 새 교육감과의 정책적 충돌을 우려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의 일부 고위 간부는 특히 곽 교육감이 당선 직후 기존의 흐름과는 다른 각종 정책들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최근 열린 시교육청 간부회의에서 곽 당선자의 이 같은 방침에 강력 반발한 것으로 2일 뒤늦게 전해졌다.

정책적 충돌은 단체장이 진보 성향 인사로 교체된 광역지방단체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도청 일부 공무원은 “지사가 저런 식으로 나오면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국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경남도의 한 핵심 관계자는 2일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데 정부가 경남의 현안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국비 지원을 해 주겠느냐”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가 수장을 맡게 된 충남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 지사의 4대강 공사 즉각 중단 방침과 관련, 충남도는 물론 공주, 부여, 연기 등 해당 지역 기초단체 일부 공무원은 “사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반발하고 있다.

이승종(행정학) 서울대 교수는 이에 대해 “민선 단체장의 리더십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단체장이 공무원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몰지 말고 공무원의 전문성을 인정해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

창원 = 박영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