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전 법무장관은 검사 재직시절 ‘잘나가는’는 엘리트였다. 서울지검 특수부장, 대검중수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나 ‘검찰총장감’으로 꼽히던 그는 1993년 김영삼 정부의 공직자 재산공개 광풍을 피하지 못했다.

이승만 독재에 저항한 야당지도자 고 서민호 선생의 외동딸인 부인이 어머니로부터 60억원을 상속받으면서 재산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사퇴압력을 받게 된 것. 그렇게 25년간의 검사생활을 끝낸 그는 새로운 인생을 찾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1년6개월, 일본 게이오(慶應)대에서 6개월간 교환연구원으로 연수를 했다. 1995년 9월 국민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5년간 교수생활 끝에 2000년 대학총장에 임명됐다. 당시 학내 분란이 심했던 국민대는 정 총장이 재임했던 4년간 학교설립 이후 가장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2004년 8월 그는 부패방지위원장에 임명돼 공직사회로 돌아왔다.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공직을 떠난 지 11년 만에 다른 자리도 아닌 ‘부패방지’ 수장이 된 것. 그곳에서 3년을 근무한 그는 2007년 8월 마침내 법무부 장관에 임명돼 친정으로 금의환향했다. 장관 재직시 삼성특검수사, 이명박 대통령 연루 의혹이 제기된 BBK 주가조작사건 등 민감한 사건과 관련,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그는 2008년 2월29일 퇴임식에서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일에 감사하는 일일 뿐’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시구를 인용하며 28년여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40년생 경북 영천 ▲경북중·고, 서울대 법대 ▲사시 2회 ▲제주·대구지검장 ▲대검 중수부장 ▲국민대 법대 교수·국민대 총장 ▲한국형사정책학회 회장 ▲한국법학원장 ▲부패방지위원장 ▲법무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