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10년인 채권 소멸시효 기간을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지금보다 최대 2배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22일 “민법 개정위원회가 채권 소멸시효의 단축과 비영리법인 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시효 및 제척기한’과 ‘법인제도’에 관한 민법 개정시안을 최근 마련해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위 시안은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된다고 규정한 현행 민법 162조의 채권 소멸시효를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담고 있다. 거꾸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개정위는 불법행위 피해자가 손해 사실이나 가해자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규정한 766조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를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불법행위 발생일 기준 현행 10년인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20년으로 늘리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채권 소멸시효 감축과 관련, 법무부와 개정위는 ‘과거에 비해 금융 등 거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채권 소멸시효를 줄여 권리 관계를 조속히 확정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에는 불법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 차원에서 소멸시효를 늘려야 한다는 논리다. 법무부 관계자는 “채권 소멸시효는 줄이고, 손해배상청구권 시효는 늘리는 것이 국제적 입법례”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개정시안을 토대로 관계부처 협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올 연말까지 법 개정안을 확정한 후 2011년 상반기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법 개정위는 51년만에 민법을 전면 손질하기 위해 2009년초 출범했으며, 교수와 판사·변호사 등 각계 전문가 37명 6개 분과로 구성돼 있다.

권로미기자 ro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