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야도(野都)에서 여도(與都)로, 경남은 여도(與道)에서 야도(野道)로 변하고 있다. 21일 발표한 ‘6·2지방선거’최종집계를 토대로 지난 1998년 지방선거부터 이번 지방선거까지 6번의 전국단위 선거를 분석한 결과다.

울산은 199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첫 노동운동가 출신 구청장을 배출했다. 당시 김창현 무소속 후보가 동구에서 37.2%의 지지율로 구청장에 당선됐다. 또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송철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낙선하기는 했지만 43%의 득표율로 박맹우 한나라당 후보(52.3%)를 바싹 추격했었다.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조승수 민노당 후보가 46.5% 득표율로 북구에서 당선되기도 했다. 대형 사업장이 많은 산업환경에 따라 노동운동이 활발했던 결과다.

하지만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박맹우 후보가 61.3%의 득표율로 29.3%에 그친 김창현 민노당 후보를 32%포인트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박 후보의 득표율은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 6명의 평균 득표율 53.6%보다 7.7%포인트 높고,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얻었던 54%보다 7.3%포인트나 올라간 것이다. 이같은 울산지역의 표심 변화는 강성이던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의 노조활동이 실리주의로 돌아서면서, 지역 주민들의 투표 성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0년 3당 합당에 참여한 이후 친한나라당의 투표성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선 ‘친노’(친노무현)인사인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53.5%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그의 경쟁자였던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는 46.5% 득표에 그쳤다.

이 후보의 득표율은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남지역에 출마한 17명의 한나라당 후보의 평균 득표율 51.7%보다 5.2%포인트가 낮고,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얻었던 55% 득표율에는 8.5%포인트나 못미치는 것이다.

송인배 민주당 양산시 당협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당선자뿐만 아니라 김해시장에 김맹곤 민주당 후보가, 남해군수에 정현태 무소속 후보가 각각 당선된 것은 ‘노풍’(노무현 바람)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