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에서 힘겹게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남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오 시장 = 강남 시장’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4년 전인 2006년 ‘5·31지방선거’와 비교해 보면, 오 시장은 강북 못지않게 강남에서도 표심을 많이 잃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2006년 선거에서 61.1%, 2010년에는 4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오 시장은 산술적으로 4년 사이 13.7%포인트의 표심을 잃은 것이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006·2010년 지방선거의 25개구와 동별 개표현황에 따르면 오 시장의 득표율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각각 14.7%포인트 하락한 서대문구(59.1%→44.4%)와 한강 이남의 강동구(64.7%→50.0%)였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나란히 14.5%포인트(74.5%→60.0%, 65.8%→51.3%) 하락해 3, 4위를 차지했다. 서초구는 71.7%에서 59.1%로 12.6%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들 중 강남구의 경우 오 시장은 2006년에 74.5%라는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은 반면, 2010년에는 60.0%로 내려앉은 것이다. 60.0%라는 득표율 자체는 전체 득표율 47.4%보다 12.6%포인트가 많다. 하지만 ‘표심 이반’의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강북 지역보다 더 심했다는 뜻이다.

동별 득표율을 따져봐도 ‘강남이 오 시장을 살렸다’는 분석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송파구의 경우, 오 시장이 잠실7동·문정2동·오륜동에서 70% 내외의 높은 득표율을 얻은 반면, 석촌동·삼전동·장지동 등 상당 지역에선 40%대 초반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오 시장은 또한 강남구 역삼1동·일원1동, 서초구 양재2동·방배2동 등에서도 45.7~49.9%의 득표율을 보여 구 전체 득표율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오 시장이 강남의 표심을 확실히 사로잡지는 못했던 것이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